매일묵상

제목2020년 12월 28일, 누가복음 16:1-182020-12-2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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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8일, 누가복음 16:1-18

 

솔직히 오늘 본문이 좀 어려워 매일묵상을 건너뛰고 싶었으나, 혹시라도 말씀묵상 중에 저처럼 어려움을 느끼실 성도님들이 생각나 짧게나마 저의 묵상을 올립니다. 오늘 본문은 아마 목회자들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설교본문 중 하나일텐데, 해석의 범위가 워낙에 다양하니 어렵다고 느끼시는게 당연합니다^^;;

 

*본문요약/붙잡은 말씀

예수님의 비유다. 어느 부자에게 그의 재산을 맡아 일하는 청지기가 있었는데, 그가 주인의 소유를 낭비한다는 말이 들리자 주인이 그를 해고해버렸다. 해고를 당한 종은 고민을 하다가, 주인에게 빚진 자들을 불러다가 그들의 빚을 탕감해주었다. 서류를 조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후 주인이 그 종이 한 일을 듣고는 칭찬을 했다.

 

*느낌과 묵상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10절)

전도사 시절인 2012년에 목사고시를 볼 때 한시간 동안 설교문을 써야 하는 시험이 있었는데, 그때 나온 시험문제가 오늘 본문이었다. 본문을 보는 순간 나는 목사고시에서 떨어지겠다는 확신을 했다. 수십년을 목회하신 목사님들도 설교하시기 힘든 본문으로 시험문제를 내다니! 그래도 꾸역꾸역 뭘 써서 내긴 했는데, 어쨌든 다른 시험들을 잘 봐서인지 목사고시에 합격을 했다. 어쨌든 본문을 읽을 때마다 트라우마처럼 떠오르는 기억이다.

본문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무엇일까? 이해가 되지 않는 구절들이 한두개가 아니다. 하지만 누가복음 16장은 전체적으로 재물에 관한 가르침이고, 여기에는 충성이라는 덕목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우리는 물론 전혀 이해할 수가 없지만, 어쨌든 이 청지기가 주인의 칭찬을 받은 이유는 충성 때문이다. 즉 자기 직분에 대한 충성, 자기 미래와 직분에 대한 절실함 등이 바로 그것이다. 예수님은 이 불의한 청지기가 어쨌든 자기 직위와 재물에 대해 절실할 정도로 충성을 다했다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 나라에 비하자면 그저 작은 것일 뿐이다. 그러니 예수님의 이 말씀은 이렇게 이해하는 편이 좋다. '세상 사람들도 그들의 직업과 돈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그런데 너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로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그 정도의 열심을 품은 적이 있느냐? 작은 것에 충성된 자가 큰 것에도 충성하는 법이다.'

 

*적용과 결단

본문의 내용이 워낙에 모호해서 해석 역시 다양하다. 그러나 이 본문을 충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교회에게도 적용할만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즉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가진 공동체이다. 우리에게 큰 것은 바로 하나님의 나라다. 그리고 교회의 재정이나 예산은,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비교하자면, 한없이 작은 것일 뿐이다. 그러나 큰 목표와 가치를 부르짖으면서 작은 재정과 예산에 대해 소홀하다면 그것이 어찌 충성된 교회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큰 목적과 목표를 외칠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작은 것인 예산과 재정에 대해서도 충성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기도

충성된 자를 찾으시는 주님, 저희가 작은 것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다 되게 인도하여 주옵소서. 결코 거대담론이나 커다란 가치만을 부르짖으며, 사소하고 민감한 문제들을 소홀히 여기지 않도록 꼼꼼한 마음을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