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묵상

제목2020년 11월 25일, 누가복음 8:1-152020-11-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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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5일, 누가복음 8:1-15

 

*본문요약/붙잡은 말씀

예수님께서는 각 성과 마을을 두루 다리시며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큰 무리가 주님께로 나오자, 예수님께서는 비유로 말씀을 전하셨다. 그 비유는 씨를 뿌리는 자의 비유였는데, 씨가 더러는 길가에, 더러는 바위 위에, 더러는 가시떨기 속에,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졌다는 말씀이었다. 이후 제자들이 그 뜻을 물으니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비유의 뜻을 설명해주셨다.

 

*느낌과 묵상

"이는 그들로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10절)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얄궂게 들린다. 무슨 이런 심보가 다 있을까? 인류를 구원하시러 이 땅에 오셨다더니, 왜 예수님은 누구는 알아듣게 그 의미까지 다 풀어서 말씀해주시고, 누구에게는 못알아듣게 비밀처럼 말씀하시나?

그러나 성경을 읽을 때 이런 표현에 너무 휘둘리면 안 된다. 못알아들었으면 어떻게 하면 되나? 제자들처럼 예수님께 와서 물어보면 된다. 그 말씀이 무슨 뜻이었는지를 재차 물으면 바로 해결된다. 하지만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예수님께 묻지 않는다. "뭔소리야?"하고 뒤돌아서면 끝이었다. 즉 그들은 제자가 아니었고, 제자가 되기로 다짐하지도 않은 것이다. 못알아듣게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 안 알아듣기로 작정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여주신 것이다.

 

*적용과 결단

안 알아듣기로 작정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주로 인터넷에서 키보드 배틀을 벌이는 사람들의 논리구조가 그렇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없다. 어떻게든 말꼬리를 붙들고 물어뜯기에 바쁘다. 문제는 교회 안에도 신앙생활을 이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은혜를 받지 않기로 작정한 사람들이 있다. 마음의 문을 걸어잠근 사람들이 있다. 성도를 조금도 이해하지 않으려는 목사도 있고, 예배시간에 찬양이고 기도고 입한번 뻥끗하지 않으려는 성도도 있다. 대화의 의지도 없고, 변화의 의사도 없다. 그런 사람들이 교회에 한 사람만 있어도 교회가 답답해진다. 이런 사람들은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를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한다. 정확히는 보고 싶지도 않고 듣고 싶어하지도 않는 사람들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그런 목사나 성도를 내쫓으면 해결될까? 그렇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밭이다. 예수님은 길가와 같은 마음, 돌짝밭과 가시덤불 같은 밭이 있음을 인식하고 계셨다. 이건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다. 그럼 어떤 농부가 좋은 농부일까? 좋은 밭의 씨만 잘 키우고 나머지는 버리는게 농부의 일인가? 그렇지 않다. 좋은 농부는 길가에 떨어진 씨앗을 주워 좋은 밭으로 옮겨 심는다. 좋은 농부는 돌밭을 갈아 엎고, 손에 피가 날지언정 가시덤불을 뽑아 옥토로 만든다. 그리고 씨앗을 다시 심을 것이다. 이런 좋은 농부의 마음을 가진 목사와 성도가 모여야 교회가 산다.

 

*기도

길가와 돌짝밭, 가시덤불과 같은 마음을 가진 우리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은혜를 못 듣는 것이 아니라 안 들으려고 했던 저희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더불어 우리 안에 있는 길가와 돌짝밭, 가시덤불과 같은 마음들을 뒤엎고, 옥토로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