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묵상

제목2021년 3월 30일, 마가복음 14:43-502021-03-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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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30일, 마가복음 14:43-50

 

*붙잡은 말씀

내가 날마다 너희와 함께 성전에 있으면서 가르쳤으되 너희가 나를 잡지 아니하였도다 그러나 이는 성경을 이루려 함이니라 하시더라 (49절)

 

*느낌과 묵상

주님의 말씀을 뒤집어 생각하면 이와 같다. 이들, 즉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 그리고 무리들은 날마다 주님과 함께 성전에 있었는데도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다. 날마다 보았는데도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들은 최후의 순간까지도 예수님께 정체를 밝히라고 소리쳤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냐?" 그러나 주님은 이미 수차례나 밝히 말씀하셨건만, 그들은 알아듣지 못했다. 주님을 보고도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훗날 깨닫고, 그들이 땅을 치며 후회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그들은 예수가 참된 메시야가 아니길 바랬다. 날마다 주님을 보고 주님의 말씀을 직접 들으면서도, 그들은 주님을 바로 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하나님이 보내신 메시야요 그리스도라고 인정하는 것은 자신들의 모든 근간과 기득권이 무너지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이라는 틀 위에서, 율법의 근원이 되시는 예수님을 잡아 죽였다.

 

*적용과 결단

도스토예프스키가 쓴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중에는 '대심문관'이라는 장이 있다. 무신론자인 둘째 이반은 순수한 신앙인인 동생 알료사에게 자기가 지어낸 이야기를 전해주는 내용이다. 이야기의 대략은 이렇다. 15세기 스페인의 어느 지역에 예수님이 나타나신다. 누구나 그분을 보고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단과 마녀를 색출하고 처형하는 대심문관인 추기경은 예수를 보자 그를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그날 밤 대심문관은 붙잡힌 예수를 찾아와 이렇게 호소한다. "네가 정말 그리스도야? 너는 이미 모든 것을 교황에게 넘겨주었잖아? 그러니 이제부터 제발 나타나지 말아줘. 제발 우리를 방해하지 말라고!" 추기경은 예수님을 알아보았지만 그에게 떠나달라고 말한 것이다. 매일 성경을 읽고 매주 예배를 드리지만, 정작 예수님은 상관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유대인과 이 대심문관과 무엇이 다를까?

 

*기도

주님을 주님으로 알아보는 눈과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귀를 열어주소서. 우리의 가진 것을 내어놓고, 오직 주님께로 오는 은혜와 능력으로만 살게 하소서.